대중문화의 탄생

대중문화의 탄생

  • 자 :프레드 E. H. 슈레더 외
  • 출판사 :시대의창
  • 출판년 :2018-11-30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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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이름 없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과거, 대중문화의 기원

이 책은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일관된 관점으로 대중문화를 연구해 풀어쓴 교양서다.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갖춘 이야기들이 시대를 넘나들며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어진다. 고전 또는 문헌 자료에서 뽑아 실은 예문은 한국 독자들에게는 낯설지만 마치 옛날이야기를 읽는 듯 흥미롭다. 특히 오늘날 우리의 삶과 쉽게 연관 지을 수 있는 흥미를 유발한다. 역사, 문학, 문화,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물론 지금 대중문화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5000년 이어온 대중문화, 이에 관한 신선한 개념을 정립하게 하고 문화를 바라보고 대하는 폭넓은 태도를 길러주는 까닭이다. 대중문화란 결국 삶이며, 대중문화 연구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노력이다.



우리의 삶에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

‘대중문화’가 포괄적인 일반 용어로 쓰인 것은 고작 60년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이 주체가 되어 문화를 유통하고 보급하며 향유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복제가 가능하고 의사소통을 중개하며 상업 부문과 긴밀히 연계된 ‘대중문화’는 흔히 근대 이후의 개념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저자들은 5000년을 거슬러 올라가 대중문화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한다. 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문헌학, 문학, 고대사, 비교종교사학 등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일상의 역사’를 탐구한다. ‘우리 삶에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일상의 사물과 인물에게서 의미를 이끌어낸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일상 혹은 대중문화 5000년의 역사

수메르의 도시 우루크에서 약 4000건에 달하는 문서가 출토되었다. 이로써 기원전 31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수메르인이 처음 문자를 발명했다고 알려졌다. 문자는 쿠션 모양의 진흙덩이나 점토판에 기호로 표시되던 상형문자 단계에서 진화한다. 필경사가 문자를 흘려 쓰는 바람에 문자는 점차 추상적으로 바뀌다가 기원전 3000년에 설형문자가 탄생했다는 게 일반 학설이다. 데니즈 슈만트-베세라트는 문자의 첫 선조격인 조그만 진흙덩이(진흙 조각)와 ‘불라bullae’라는 이름의 기묘한 진흙 용기에 관해 말한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이 선조 문자들의 수수께끼를 풀어썼다. 그는 추상적인 의사소통 기호가 발명된 시기는 문자가 발명된 기원전 3100년경보다 거의 3000년이나 앞선다는 주장을 펼친다.

상업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친숙해진 마녀의 모습은 고전 시대의 원형에서 직접 전승된 것이다. 현대 영어권 국가에서 마녀술은 여전히 ‘비교秘敎’로 행해진다. 저주, 동종 요법, 주술 등의 마녀술과 연관된 행위는 전통적 농촌 사회에서는 여전히 활발하다. 그런데 ‘사람의 유형’을 나타내는 ‘마녀’가 언제부터인가 아동용 대중오락이 되어버렸다. 오버헬만은 그러나 “마녀의 이미지는 2400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팀 D. P. 랠리는 ‘대중성’을 정해진 시간과 장소로 한정해 보지 않는다. ‘통시적’ 역사를 부정할 수는 없다. 호메로스 서사시가 당시에 베스트셀러에 들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중문화가 아니라거나, 투탕카멘 왕의 보물 전시회가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왕실 문화를 보여준다는 이유로 대중문화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편협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는 고대, 중세 문화가 엘리트의 손아귀에 머물러 있지만, 엘리트의 전유물로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영국 남부 성인전South English Legendary》은 기독교인들에게 12~16세기 성인들처럼 살다 죽을 것을 가르치려는 목적에 쓰였다. 17세기 영국에서는 노랫말을 암기해 민요 가락에 맞춰 부르기 위한 목적으로 ‘브로드사이드 발라드’가 인쇄돼 널리 유통되었다. 《영국 남부 성인전》의 필사 원고, ‘브로드사이드 발라드’ 그리고 요즘 아이들이 돌려 보는 가사집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모두 일회용 문화라는 점이다. 프레더릭 O. 바게는 중세의 서사 양식과 인물 유형은 이어지는 발라드, 현대의 삼류 잡지와 텔레비전 시트콤, ‘미스터리 실화’ 등에서 계속 답습된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죽음, 도시, 도덕 교육 외에도 ‘여성’이라는 숨은 테마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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