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 자 :김형수
  • 출판사 :아시아
  • 출판년 :2018-09-17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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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가난한 성자들』을 통해 광활한 몽골 초원을 배경으로 한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소설가 김형수가 30년의 글쓰기, 15년의 문학 강의를 정리한 책을 펴냈다. 시인·소설가·평론가로서 치열하게 논쟁하며, 담론을 생산해왔던 저자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문학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헌사와 같다.



단편집 『이발소에 두고 온 시』에서부터 진실된 한 인간의 영혼을 그려낸 『문익환 평전』, 고은 시인의 문학적 원형을 가장 선명하게 부각시킨 『두 세기의 달빛』에 이르기까지 단편이나 장편, 장르를 오가는 글 속에서 적확한 표현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그가 ‘문학’이 무엇인지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정갈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문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문학인가?’를 묻는 독자 혹은 창작자에게 ‘문학관’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문학에 대해 문외한인데 문외한이기 싫은 사람 혹은 문학인인데 진짜 문학인이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문예창작 원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을까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 책은, 그러한 다소 딱딱한 제목을 대신하여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라는 물음과 답이 공존하는 제목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고민하지만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던 문제

어느 책에서도 서술되지 않았던 문예창작 원론!



글쓰는 이는 누구나 작가라고 할 수 있고 문학은 문자를 아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예술이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은 문학에 덤벼든 모든 이들을 아우름으로서 이 경계 안팎의 모든 이를 끌어안는다. 그 방법으로 문학의 기초이자 핵심을 가리키는 주요 개념을 주로 삼되 누구나 알기 쉬운 말로 전해준다.



작가는 문학을 논할 때, 문학에 관한 지식 크기 차이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문학적 자아가 깨어났느냐가 중요한 것이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문학적 자아가 깨어나 문학적 주체를 형성하고 문학적 인격을 축적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낡은 ‘나’가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과정이다. 그렇게 빛나는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은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사람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43쪽)



창작 실제에 임해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이 문제들은 필히 기본 소양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대부분 이 소양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며 당연한 듯이 전제하고 지나가곤 한다. 문제는, 이해는 했으되 온몸으로 습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을 말하고 있다. 지나치기 쉬운 기본적 개념이 왜 생겨났는가, 그리고 언제 어디서 생겨났는가를 다룬다.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문예창작 원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을 글쓰기에 비유하다



작가 김형수는 삶을 글쓰기에 비유한다. 쓰는 일과 사는 일이 닮아 있다는 것이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문학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내 보여준다.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객관적인 지식과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쉽고 예리하지만 날이 서있는 문체, 그리고 유머와 진지의 공존은 전범을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것이다. 그야말로 ‘애매모호함으로 가득 찬 직관과 영감의 영토’가 객관적 실체를 찾는다. 곧 창작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으로 가는 과정이다. 이는 인생관과 다름 아니다.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이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제반의 실천적 확립과 노력에 앞서 ‘가치관’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3개의 가치관인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 중 이 책은 문학관에 해당된다. 작가가 되기에 앞서, 창작에 앞서,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말한다.



“가치관의 정립이 핵심이다. 피할 수도 극복할 수도 없는 것을 감당하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삶으로 송두리째 안고 가는 것입니다. 문학적 창작적 작가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온몸이 온몸을 밀고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오늘 제가 주장하려는 바의 핵심입니다.”(40쪽)



작가가 되기 위한 이들이 자칫 간과하고 지나갈 수 있는 가치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은 말한다. 문학, 인간, 언어, 노래, 이야기, 창작방법, 문학사조까지. 이 가치들을 다루는 작가는 자신의 작가로서의 경험을 수려한 글 솜씨와 방대한 지식에 체화시켜 선보인다. 그가 그렸던 문학적 이상, 발자취, 그리고 가고자 하는 길. 그곳엔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그의 삶에는 예술 대신 ‘글자’와 ‘언어’가 먼저 자리 잡았다. 곧이어 자신의 뜻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표현 수단으로 ‘글’이 찾아왔고, 곧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표현’에 대한 관심을 지니기 시작했다. 이후 그가 겪은 일련의 변화들은 인류문학사의 흐름을 일견 반영한다. 삶은 그렇게 예술이 되어갔다.



문학이 주는 위대한 공감과 사회적 작용의 힘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문학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김형수는 얼핏 전혀 문학적이지 않은 사례로 삶이 문학(예술)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하숙집 주인아주머니가 화장실에 써놓은 “휴지만 병기에 너주셔요”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는 이를 몇 단계의 문학적 도약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한다. 앞의 문구를 (가)라고 했을 때, “내가 쓰는 화장실 막혀본 적 없어라”의 (라) 이상이 되면 이는 곧 문학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마약 못지않고, 아편 못지않게 중독이 되고 또 그로 인해 변화된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겁니다. 문학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단계, 이 단계가 바로 문학적인(곧바로 창조적인) 삶이 살아지는 단계이겠죠.”(108쪽)



버스 안내양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가 중학교 2학년 때 접한 『어느 안내양의 수기』라는 책. 그 책은 시골 소녀의 힘겨운 서울 살이를 그렸고, 작가는 이 책을 읽고 울며불며 문학의 대한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문학(예술)이 주는 위대한 공감과 사회적 작용의 힘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문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이 이야기들을 스토리적 측면에서 또는 담론적 측면에서 살펴봐도 매우 흥미롭다. 문학은 인간학이며 인간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인간은 언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어서 언어는 노래와 이야기 즉, 서정적 서사적 개념으로 표현된다. 이는 곧 문학이다. 이처럼 김형수는 서사를 이루는 거대한 두 개의 갈래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와 담론을 씨줄과 날줄로 하여 삶이 예술이 되는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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