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

  • 자 :김명주
  • 출판사 :미래를소유한사람들
  • 출판년 :2012-11-2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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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에 영혼을 빼앗긴 아프리카

-‘하얀 피부의 오만’으로 인해 왜곡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




아프리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고, 역사는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다. 아프리카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의 과거, 다시 말해 아프리카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프리카는 식민지배, 내전, 독재, 가난을 모두 경험했다는 점에서 일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아직도 세계사의 변방에 있는 반면 한국은 주류에 편입되어 가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책에 담긴 문제의식의 출발점이다.

아프리카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예, 가난, 기아, 질병, 내전, 에이즈, 식민지, 독재, 그리고 최근에는 소말리아 해적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저자도 아프리카에 오기 전까지는 이런 단어밖에 연상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껏 좋은 단어라고는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이집트 문명, 넬슨 만델라 정도였다.

그러나 저자가 현지에서 보고, 배우고, 겪고, 느낀 아프리카는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저자는 아프리카 현지에서 4년 넘게 생활하면서 한국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게 됐다.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주입된 아프리카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들, 부정적인 관념들은 단지 현상 그 자체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우리는 현상 너머의 이면을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실체를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에게 알려진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과거에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았고,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했고, 아직도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있는 백인들의 시각에서 나온 것들이다. 우리가 연상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단어들, 그 이면에는 유럽 제국주의에 대한 미화가 숨어 있고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이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백인들에 의해 왜곡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재조명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고, 백인들의 웃는 얼굴 뒤에 감춰진 잔혹성, 가식, 광기에 대해 파헤치고 있다.





아프리카는 결코 신대륙이 아니었다



아프리카는 넓은 면적만큼이나 그 역사도 길고, 다양하고, 복잡하다. 또한 인류가 최초로 태어난 곳이자, 문명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 아프리카다. 중세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가나, 말리, 송가이 제국이 국가의 형태를 이루면서 명멸해왔고,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악슘 제국이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15세기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하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역사는 사라져 버렸다. 아프리카 땅에 백인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는 발전의 시계가 정지되었고,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굴러갔다.

기나긴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그들은 식민지에서만 벗어나면 지상천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독재와 가난, 분쟁과 내전뿐이었다. 1884년 베를린 컨퍼런스를 통해 다른 종족을 같은 나라로 묶다 보니 종족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한 번 잡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독재가 계속되었고, 새로운 권력을 잡기 위한 쿠데타가 일상화됐다.

식민지배가 끝났다고 해서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지배가 끝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더욱 교묘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아프리카를 통제해 갔다. 자신들의 말만 잘 들으면 독재자이건 뭐건 간에 관계없이 계속 지원했으며, 쿠데타와 내전을 뒤에서 조종했다. 바둑에서의 꽃놀이패처럼 평화 시에는 상품을 팔아먹고, 내전 시에는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으니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아프리카의 평화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특히 ‘자유, 평등, 박애’를 혁명 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프랑스의 식민지에 대한 집착은 끈질기다 못해 지독했다. 프랑스는 자국의 식민지가 독립할 때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과 ‘식민지 협약’을 체결했다. 이 식민지 협약에 따라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프랑스에서 지정한 통화만 사용해야 하고, 외환보유고의 85%를 프랑스에 강제 예치해야 하며, 프랑스 군대가 아무 때나 주둔할 수 있고, 이들 국가에서 발견된 천연자원은 프랑스가 우선권을 가진다. 옛날이야기 같지만, 이는 아직도 여전히 유효한 불평등 협약이다.





독재의 대륙? 재스민 꽃에서 희망의 향기를 느끼다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프리카를 부쩍 많이 찾고 있다.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이 퍼즐 조각처럼 아프리카의 부분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만, 아프리카 전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전 세계의 자원이 모두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니그로(흑인을 비하하는 말)’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그저 연민과 동정심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은 비슷한데, 아프리카를 보는 시각은 왜 이렇게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다양할까? 가장 큰 이유가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대륙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설령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있더라도 정보가 없다보니 아프리카는 여전히 막연한 대륙이고, 진출하기가 두려운 곳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에도 펭귄이 살고 있다는 사실, 인구 8만 명의 초미니 국가가 있다는 사실, 이슬람 인구가 거의 50%나 된다는 사실, 빅토리아 폭포는 빅토리아 호수에 있지 않다는 사실, 아프리카에서 세계 최초의 심장이식 수술이 이뤄졌다는 사실,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이나 된다는 사실, 기니와 기니비사우, 적도 기니가 다른 나라라는 사실, 미국, 중국, 인도를 합친 면적보다도 훨씬 더 넓다는 사실, 전 세계 대륙 중 가장 많은 국가가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서구 국가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탐험가, 선교사, 사업가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하고 축적해 왔으며, 과거부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아프리카에 접근해 왔다. 이제는 중국도 대사관과 국영기업 등을 통해 아프리카에 관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정보가 많은 이들에게 아프리카는 블랙이 아니라 화이트, 아니 컬러풀 아프리카인 것이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독재의 대륙’이란 오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민중들은 2011년 ‘재스민 혁명’을 통해 스스로 민주화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들이 이끌고 있는 이 소중한 변화가 아프리카 사회를 보다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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