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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보건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정책행위자들을 살펴보고, 이들 정책행위자들 간의 주장과 논증을 통해 보건교육 및 교육과정 조정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먼저 보건교과 도입의 배경과 동기를 통해 교육과정 조정(Curricular Control)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접근하고자 했고, 보건교과 입법, 고시, 실행과정에서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정책행위자 및 그들의 주장과 자원, 제약을 살펴봄으로써,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여 보건교과를 도입하는 한편,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교육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대한 시사점을 찾고자 하였다.
어느 나라에서든 교육의 책무성을 이유로 국가나 특정 집단이 교육과정을 은밀하게 조정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 과정이 ‘비밀의 정원(Secret Garden)’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 결과 교육과정이 어떻게 조정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한 선행 연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획일적이고 불투명한 교육과정 조정 체제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교육과정의 다양화 및 조정 과정의 민주화?개방화의 요구가 확대되고 있음에 비추어, 이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보건교육 도입과정에 대해 단순히 보건적 측면을 넘어 교육과정이 조정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정책행위자를 중심으로 밝혀 보고자 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첫째, 보건교과 도입(교육과정 조정)의 요구가 제기된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보건교과 도입(교육과정 조정)은 어떤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졌는가? 셋째, 보건교과 도입과정(교육과정 조정과정)에서 정책행위자들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건교과는 다른 교과와는 달리 (사)보건교육포럼 등 보건교사 단체들의 조직적인 노력을 토대로 사회적 의제화 및 국회 입법으로 교과를 도입한 최초의 사례로, 각 과정에 대한 논의가 널리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바 있으며, 이에 보건교육 및 교육과정 논의를 둘러싼 이슈와 그 성격을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다.
이 책은 보건교과를 추진한 당사자에 의해 연구되고 저술된 책이다. 학생 건강과 국민보건, 교육개혁의 이슈라 할 수 있는 보건교과 논쟁과 교육과정 정치학을 차분하면서도 생생하게 다룬다.
보건교과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2000년 초에는 사회적 으로 청소년의 건강문제가 심각했으며, 그 대책으로 보건교육이 강조된 지 이미 오래였다. 그러나 당위와 현실은 괴리가 컸고, 교과의 이해, 관료주의 등 넘어야 할 산은 매우 높았다.
이에 저자 등을 중심으로 보건교사들은 보건교과의 의제화를 시도했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 2007년에는 국회에서 보건교육을 의무화한 보건교과 입법을, 2008년에는 교육부가 국가교육과정으로 보건과목과 보건교육과정을 고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민간 주도의 의제화는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지만(Cobb),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크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책에는 국회, 교육부, 교원단체, 교사 등 이 과정의 다양한 정 책행위자들과 그들의 주장 및 논증 과정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저자는 G. Majone의 주장과 같이, 이러한 논증 과정을 통해 교육과정 조정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접근을 시도하면서, 사회적 요구에 개방적이고 유연한 교육과정 및 보건교과에 대한 전망을 탐색하고 있다.
